
지난해 9월 5일 치러진 ‘제6회 손해평가사 2차시험’에서 오채점이 발생했다는 응시자들의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대전·서울·광주서 시험을 치른 응시자 3인은 변호사를 선임해 지난 10일 시험을 주관한 한국산업인력공단을 대상으로 행정소송(불합격처분취소)까지 제기했다. 국가전문자격증 시험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확산될 여지가 있다.한국산업인력공단이 주관하는 손해평가사는 농어업재해보험법에 따라 농작재해보험에 관한 피해 사실 확인, 보험가액 · 손해액 평가 등을 하는 전문인력이다. 1차 시험 중 3과목에서 각 40점 이상과 전 과목 평균 60점 이상을 득점한 사람을 대상으로 2차 시험 2과목을 치른다. 제6회 2차시험 응시자들이 제일 먼저 문제를 제기한 건 시험 범위다.공단은 농업정책보험금융원 홈페이지 내 ‘손해평가사 자료실’을 통해 출제범위를 게재했으나 공단 내 ‘제6회 손해평가사 시험 공고’엔 명시하지 않은 출제 범위 파일(참고자료, 2019년 기준 약관)을 추가 게재했다. 농금원 내 게시판에 올린 '농작물재해보험 및 가축재해보험 손해평가 이론과 실무 최종본(2020.8.18)'에 ‘참고자료 기준 약관’을 참조하라고 명시했으나 다수의 응시자가 혼란을 겪어 상당수가 ‘2차 과목, 농작물재해보험 및 가축재해보험 손해평가의 이론과 실무 중 11·16번’을 풀지 못했다는 문제가 제기됐다.가장 큰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은 오채점이다. 소송을 제기한 3인은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답지 열람을 하거나 답지를 정리한 응시자들과 대조한 결과 2차 과목 중 5·6·8·14·19번에서 일관되지 못한 채점이 벌어졌다고 주장한다. 일례로 5번(배점 5점)에선 총 5가지 단답형 중 4개를 맞춘 A 응시자는 3점을 받은 반면 1개만 맞춘 B 응시자는 1점을 획득했다. 4개를 맞췄다면 4점이 채점됐어야 했다. 또한 19번(배점 15점)에선 “보기에 따라 손해평가반(①~⑤별 구성 가능 여부를 각 반별로 가능 또는 불가능으로 기재하고 불가능한 반은 그 사유를 각각 쓰시오”라고 물은 가운데, C 응시자는 5개 중 4개 답을 맞췄음에도 12점이 아닌 6점으로 채점한 것으로 드러났다.단답형과 서술형에서 채점관의 평가에 따라 일관되지 못한 주관적인 채점이 이뤄졌다는 게 응시자들의 주장이다. 소송을 제기한 A 응시자는 “채점기준이 정확했다면 시험에 합격했을 응시자들이 많았다. 어렵게 공부했는데 무척이나 실망스럽다. 답지 비교가 가능할 경우 오채점이 더 많을 수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오채점 논란이 일자 제6회 2차시험 응시자들은 답지 열람을 통해 정확한 확인을 요청했다. 하지만 한국산업인력공단은 규정상 답지 열람만 가능하다며 답지 출력을 불허했다. 이에 따라 응시자들은 답지를 기억해 서로 배점을 확인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오채점을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답지 출력 규정이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소송을 맡은 정경욱 변호사(법무법인 온담)는 “응시자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2차 출제범위를 명시하는 과정에서 혼란을 야기한 측면이 있고 채점기준이 응시자에 따라 일관되지 못한 위법 여지가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한국산업인력공단은 행정소송 결과에 따라서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제6회 손해평가사 2차 과목 중 오채점 문제가 제기된 5번(배점 5점) 문항.
출처 : 금강일보(http://www.ggilbo.com)